한국의 그레고리 펙이라 불리며 1960년대를 풍미했던 원로배우 남궁원(본명 홍경일)이 별세했습니다.
향년 90세.
5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남궁원은 이날 오후 4시께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수년 전부터 폐암 투병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34년 경기도 양평에서 태어났습니다.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를 다니던 시절부터 유명 감독들이 캐스팅하고자 노력했으나,
연예인보다는 교수나 외교관에 뜻을 두고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에 유학을 준비했습니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암 진단을 받고, 그 치료비를 마련하고자 친구의 아버지였던 아세아영화사의 사장 이재명을 찾아가서
그렇게 영화계에 입문하여 처음 작업한 영화가 1958년 노필 감독의 <그 밤이 다시 오면>이다.
이어 신상옥 감독과 작업한 <자매의 화원>(1959)에서의 호연으로 이대엽과 함께 1959년의 주목할 만한 신인으로 꼽히며
(동아일보 1959), 신필름의 전속 배우가 됩니다.
연기를 체계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던 지라
<닥터 지바고>나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연극 무대에도 올라 연기를 배우려 노력하지만,
실제 본격적인 연기공부가 되었던 것은 홍콩에서의 체류 기간이었다고 합니다.
신상옥 감독이 홍콩과의 합작 영화를 제작하며 6개월, 8개월씩 머물게 된 홍콩에서 일이 없을 때는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고, 그 영화 속 연기를 메모하고, 연습하며 배우로서 많은 성장을 했습니다.
신필름에서 <빨간 마후라>(1964), <내시>(1968) 등의 대표작들을 작업하는 한편,
1960년대 중반 이후 007 시리즈의 성공으로 생산된 <국제간첩>(1965), <극동의 무적자>(1970) 등의 스파이 액션물에서
주인공 역할들을 맡아합니다.
이렇게 남성적이지만 수트가 잘 어울리는 세련된 역할을 자신의 이미지로 구축하는 한편,
1970년대 김기영 감독과의 작업인 <화녀>(1972), <충녀>(1972), <살인나비를 쫓는 여자>(1978) 등에서는
나약한 남성의 모습을 연기하기도 합니다. 1980년대 이루어진 이두용 감독과의 작업에서는 주로 악역을 맡아
1960년대 구축된 이미지를 벗어내며 폭넓은 연기를 해냅니다.
고인은 1959년 영화 ‘그 밤이 다시 오면’으로 스크린에 데뷔했습니다.
이후 1999년 마지막 작품으로 기억되는 ‘애’까지 배우로서 출연한 영화가 345편에 달합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자매의 화원’(1959) ‘빨간 머플러’(1964) ‘내시’(1968) ‘화녀’(1971) ‘아이러브 마마’(1975) ‘피막’(1980) ‘가슴 달린 남자’(1993) 등이 있습니다.
고인은 연극에도 관심을 보이며 1960년대 초 ‘로미오와 줄리엣’ ‘부활’ ‘닥터 지바고’ 등의 무대에 올랐습니다.
또 대표적인 ‘미남배우’로 여겨지며 ‘아로나민 골드’(일동제약) ‘훼미리 쥬스’(해태) 등 TV 광고에도 다수 출연했습니다.
홍정욱 전 의원의 아버지로도 잘 알려져 있는 고 남경읍. 생전 부일영화상 남우조연상, 청룡영화상 인기남우상,
대종상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하며 연기파 배우로도 인정받았고,
한국 영화계에 두루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에는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영화계 한 시대를 풍미한 인물의 죽음에 많은 영화인들이 추모의 뜻을 보내고 있습니다.
고인의 발인은 8일 오전 9시 30분, 장지는 경기 포천시 광릉추모공원입니다.
<<남궁원>>
출생
:1934. 8. 1. 경기도 양평
사망
:2024. 2. 5.
가족
:아들 홍정욱
학력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
수상
:2016년 제7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
2015년 제5회 아름다운예술인상 공로예술인상
경력
:2013.04~2015.01 제25대 한국영화인 총 연합회 회장
2013~ 대한민국예술원 연극영화무용분과 회원
작품
:방송, 영화